
어릴 땐 형제자매가 친구였는데, 부모님 돌아가신 뒤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경우 많습니다.
다들 사는 게 팍팍하다 보니, 부모님 재산이 남겨졌을 때 ‘누가 얼마나 가져가야 하느냐’는 문제는 그야말로 현실 싸움이 됩니다.
특히 누군가가 부모님을 직접 부양했고, 경제적으로 도움까지 줬다면 더 억울해지죠.
고생한 사람이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하고, 단지 법정지분만으로 나눠야 한다는 건 참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럴 때 바로 ‘상속기여도’가 문제의 중심에 놓이게 됩니다.
알아두지 않으면 소중한 권리를 놓칠 수 있고, 뒤늦게 후회만 남게 되는 법입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꼼꼼히 따져봐야 할 시점입니다.



자녀 모두 똑같이 나눠야 한다는 착각부터 버리셔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형제가 여러 명이면 균등하게 나눠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하고 묻습니다.
물론 민법상 기본 원칙은 그렇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단순하지 않죠.
누군가는 부모님 병원비를 도맡아 냈고, 누군가는 집안일에 손도 안 댄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 아무런 조정 없이 법정지분대로만 나누는 건 공정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법은 ‘기여분’이라는 제도를 통해 이 불균형을 조정할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상속기여도란, 쉽게 말해 망인의 재산 형성이나 유지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에게 그 기여만큼 더 가져갈 수 있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가령 장남이 부모님 병간호를 10년간 혼자 맡았고, 병원비도 본인이 부담했다면 그건 당연히 고려되어야 할 요소입니다.
기여도가 인정되면, 그만큼 법정상속분을 조정해 더 많이 가져갈 수 있게 됩니다.
단, 이건 자동으로 반영되는 게 아니라 직접 주장하고 입증해야 합니다.
바로 그 부분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기여도를 인정받으려면, 주장만으론 어림없습니다
형제들과 말로만 이야기하다 끝낼 수 있다면 문제는 간단하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상속기여도 주장은 법적으로는 ‘기여분 청구’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증거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의 병원비를 본인이 부담했다면, 그 내역을 증빙할 수 있는 영수증, 계좌 내역, 카드 명세서 등이 있어야 합니다.
공과금이나 생활비, 요양시설비용 등을 대신 납부했다면 그 흐름이 드러나야 하고요.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 부모님을 직접 돌봤다는 사실도 입증되어야 합니다.
사진, 동영상, 간병기록지, 주변인의 진술서까지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 중요한 건 그 기여가 ‘특별한’ 기여였는가입니다.
모든 자녀가 당연히 해야 할 수준을 넘어서는 정도의 기여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부모님과 함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같이 살면서 누가 봐도 희생하고 헌신했다는 게 드러나야 인정이 가능합니다.
이 부분은 법원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결국 ‘그 정도는 누구나 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기각되기 십상입니다.



형제들과 분쟁 중이라면, 더 늦기 전에 움직이셔야 합니다
유산 문제가 얽히기 시작하면, 감정의 골은 금방 깊어집니다.
그때부터는 대화로 풀자고 해도, 서로의 입장 차이 때문에 얘기가 통하지 않게 되지요.
특히 기여분을 주장하면 상대는 ‘왜 너만 고생했냐’며 반발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런 갈등 속에서도 법적으로 움직이는 쪽이 훨씬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상속재산분할청구가 제기된 상황이라면, 그와 동시에 상속기여도에 대한 주장도 함께 제기해야 합니다.
분할 전에 기여분을 먼저 산정하게 되기 때문에, 전체 분할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여분 주장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전략적 판단이자 법적 절차입니다.
타이밍을 놓치면, 그냥 법정 지분대로만 나눠지고 끝나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본인이 했던 수년간의 노력은 법적으로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되는 셈이지요.
그래서 기여한 것이 분명하다면,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반드시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합니다.
이건 단순히 누가 많이 가졌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당한 몫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걸 지키는 건 여러분 자신밖에 없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기여는 마음이 아니라 입증의 문제입니다
가족이란 이름 안에서 조용히 헌신하셨던 분들, 그 노력을 증명하지 않으면 법은 결코 알아서 챙겨주지 않습니다.
상속기여도는 주장하는 자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주장은 허공에 외쳐선 안 되고, 치밀한 논리와 자료 위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혼자서 감당하려 들지 마세요.
법률은 감정을 모릅니다.
결국 말이 아니라 문서로, 느낌이 아니라 증거로 싸워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형제들과의 갈등을 피하고 싶어도, 놓치고 나면 뒤늦게 억울해지는 일이 더 많습니다.
정말 기여한 게 있다면, 그 몫을 인정받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차분히 접근하신다면,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시작점입니다.